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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ison Beer(매디슨 비어) - [Silence Between Songs] Album Review

namju 2024. 2. 8. 09:53

1. Spinnin

2. Sweet Relief

3. Envy the Leaves

4. 17

5. Ryder

6. Nothing Matters But You

7. I Wonder

8. At Your Worst

9. Showed Me (How I Fell In Love With You)

10. Home To Another One

11. Dangerous

12. Reckless

13. Silence Between Songs

14. King of Everything


<album credits>

_writters : Madison Beer, Leroy Clampitt, Kinetics, Tim Sommers, James Roger, One Love, Lucy Healy, Gene Clark, Jim McGuinn, Jesso Jr., Loweel Boland

_producers : Madison Beer, Leroy Clampitt, One Love, James Francies


 

 

_The Half of It

 고대하던 비어의 소퍼모어 앨범 [Silence Between Songs]가 발매되었다. 1집 [Life Support]이후 2년만에 정규로 돌아온 그녀는 이번 앨범을 위해 다시 레로이 클램핏과 원 러브와 손을 잡았다. 이번 앨범은 그녀의 일기journey와도 같다. 사실 앨범 발매에 앞서 그녀는 12년동안 삶의 여정을 담은 자서전 ‘The Half of It: A Memoir'을 집필하였는데, 비어는 자신의 자서전을 읽은 팬들이라면 이번 앨범이 제시하는 비전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 말한다. 자신의 사적인 얘기를 담은 만큼 이번 앨범을 청취하는 데 있어 구체적 객체인 ‘매디슨 비어’를 조금 더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_silence between songs

 생각이 많으면 적막의 순간이 불안해진다.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적막을 집어삼키기에 언제나 약간의 소음과 잡음으로 적막의 공간을 채워야한다. 비어는 자신의 우울증을 고백하며 적막의 순간들을 견디지 못한다 밝힌다. 그녀는 잠을 청할때에도 적막의 순간을 견디지 못해 고든 램지의 요리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잠에 든다 말할 정도로 적막의 순간은 그녀에게 있어 불안의 순간과 일맥상통한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런 불안의 순간인 '적막'을 전달하고자 한다. 1집 [Life Support]에선 전반적으로 앨범의 수록곡들이 자유롭게 이어지는 유기성을 지녔다면 이번 앨범 [Silence Between Songs]는 그러한 곡들의 유기성은 탈구된다. 각각의 곡들이 개별적 개체의 역할을 수행하고 바로 이전의 곡들과 아무런 연결성이 없다는 것은 특히나 곡과 곡 사이 비어있는 '찰나'의 순간을 더욱이 조명한다.

 비어는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1초 남짓한 짧막한 적만의 순간을 이렇게 설명한다: "조용해지는 순간이 정말 싫어요.(I don't like to be in the quiet.) [...] 하지만 잡음 사이의 정적은 뭔가 사색할만한 순간이잖아요. [...] 그 순간들 사이에서 전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Those moments in between the noise is when you are able to reflect. [...] I was able to look at things with a better perspective)" 그녀가 그 짧은 적막 속에서 사색했던 것은 그녀로 하여금 삶의 세세하고 사소한 구체성들에 주목하게 했다. 가령, 곡 'Ryder'에서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던 남동생의 존재론적 층위를 조명한다. 가장 가깝기에 가장 소홀했고 가장 낯설었던 유전의 반쪽에 대한 형용서술은 언제나 마음 한켠을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것만 같다. 비어가 남동생에게 해당 곡을 틀어줬을 때 동생이 우는 모습을 봤다는 일화를 앨범 발매에 앞서 인터뷰에서 밝힌 적 있다. 유전이 선사하는 씁쓸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곡 'At Your Worst'에선 아빠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노래하는데,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사랑과 희생이 한데 섞여 빗어낸 가족적 유전만이 지닌 불편함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기에 비어는 이 곡에 대한 애착이 특히나 다른 곡들에 비해 더 많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힌 적 있다.

 그녀가 맞이한 적막은 또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로 우리를 이끈다. 앨범 발매에 앞서 마지막으로 공개된 싱글 'Spinnin'은 자신의 우울증을 밝히며 앨범의 전체적인 테마와 가장 적합한 곡으로 지목한다. 얼마나 빨리 달려도 항상 바로 그 자리에 서 있는 우울증의 보편적인 증상이 자신을 똑같은 시간과 정서 속에 얼마나 길게 가두고 있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지만, 그녀는 앨범의 타이틀에 걸맞게 그러한 헤테로크로니아hétérochronie를 사색의 순간으로 전화시킨다.-특히나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비어가 꾸밈 없는 모습으로 갈대밭을 향유하는 모습이 고립된 시간의 약간의 긍정성을 가장 은은하게 조명해준다. 그 속에서 비어가 사유한 것은 또한 자기 자신임은 분명하다. '17'은 자신의 삶 중 가장 힘들었던 17살때의 자신을 돌이키며 전개된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큰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으며 성장한 그녀는 특히나 논 앨범 싱글 'Dear Society'를 통해 성급한 어른화가 이뤄졌던 그녀의 10대 시절을 그리고 있는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이어진다.

 비어는 더 나아가 'Envy the Leaves'를 통해 자신을 옥죄이는 모든 사회적 그리고 개인적 기대감과 이데올로기의 무게감을 토해낸다. 잔잔한 락 발라드를 베이스로 덤덤히 읊조려가는 가사 한 구절 구절은 언제나 비어의 강력한 주특기였기에 역시나 필자는 'Spinnin' 다음으로 앨범 전체의 테마를 대변해주는 곡으로 바로 이 곡을 꼽을 것이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너무 부러워.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어 보이잖아."라고 나지막하고 순수하게 노래하는 그녀의 보컬은 되려 '여름'에 대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윤슬같은 환상을 가장 허무하게 산산조각내어버린다.

 그녀가 사색의 순간들을 차가운 우울로만 채워넣은 것은 아니다. 'Sweet Relieft'나 'I Wonder'을 통해 감정적 사색의 범위는 넓어진다. 특히나 'I Wonder'은 그녀가 새드코어로 전향한 이후로 보기 드문 밝은 업템포 비트를 베이스로 마치 방금 잠에서 깬 디즈니 공주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또한 'Home To Anoter One' 'Reckless' 'Dangerous'처럼 새드코어의 주축이 되어주었던 '이별 이후의 감정'들 또한 적막의 일부로 그녀는 포함시켰다.

 비어는 이번 소퍼모어 앨범을 위해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메인 프로듀서인 레로이 클램핏Leroy Clampitt과 70곡에서 80곡 정도를 작업했다 밝힌다. 그렇게 수많은 곡드 중 앞선 논 앨범 싱글들 'Showed Me' 'Reckless' 'Dangerous'를 포함하여 총 14곡을 선정하였고 그녀가 내놓은 이 14곡은 어찌보면 '엄밀히 선별된' 곡들임에 분명할것이다. 앨범의 주제는 확연히 폭넓어졌다. 그녀가 'Sour Times'만을 창조해내는 나르시시트라는 의견은 이번 앨범을 통해 완전히 전복되었다. 앨범 [Silence Between Songs]는 어쩌면 데뷔 앨범인 [Life Support]보다 그녀의 정규 앨범 커리어에 있어 훨씬 더 크고 넓은 주춧돌이 되어줄 앨범으로 각인될것이다.